고독91 고독 79 고독 79 얼마나 혼자 있고 싶었으면 비오는 저녁 끼니도 거르고 축축한 시장 뒷골목을 서성이는가 인사도 없이 가버린 시간들도 예고 없이 다가올 시간들도 비에 씻겨 흔적도 없는데 무엇이 서러워서 진저리치는가 잊을 것도 잊지 못할 것도 없는데 형체도 없는 것이 가슴을 누른다 뼛속.. 2014. 3. 22. 고독 78 고독 78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손과 발이 묶여 꼼짝할 수 없었다 눈앞에 보이는 것도 볼 수 없는 것이었다 꽃과 바람과 비와 새들이 대책 없이 지나가는 날에도 세월은 그저 세월일 뿐 떠난 사람의 빈자리는 채워지지 않았다 다시 바람이 불었으면 다시 비가 내렸으면 웅성거리는 하루들.. 2014. 3. 3. 고독 77 고독 77 사라졌다, 단지 사라졌다는 것으로 홀가분해질 수 있는 것일까 대문을 열고 나가면서 문득 떠올랐던 장면들 점점 희미해져가는 것을 알지 못했다 나에게서 사라져 버린 것들 문득 알지 못하게 된 것들 잊혀 진 것들 때문에 더 막막해지는 것에 대하여 기억할 수 없는 것에 대하여 .. 2014. 3. 3. 고독 76 고독 76 거울 속에서 늙어가는 사람은 말이 없다 살아가는 이유를 알지 못해서 묻고 물어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늙어간다는 것밖엔 해마다 봄이 되면 붉은 눈물 뚝뚝 흘리는 산사의 언덕이 아니더라도 모든 꽃들은 져야만 하는 것 봄날 햇살 아래 눈부셔야만 한다는 것 늙어가는 사람의 .. 2014. 2. 27. 고독 75 고독 75 어둠을 받아들여 하나씩 별을 만드는 저녁 길을 걸으면 밤은 점점 짙어져 가고 선명해진 밤하늘은 스스로 별꽃을 만드는데 평생을 살아가면서 한 번도 꽃을 피우지 못했다고 가슴을 찢어 용서를 구하는 시간 흩어진 마음으로 별자리를 만들어 돌아오지 못할 시간들을 묻는다 별.. 2012. 4. 1. 고독 74 고독 74 비온 뒤 젖은 담벼락에 기대어 홀로 울어본 적이 있는가 구름에 가려 달도 보이지 않는 캄캄한 골목길 담벼락에 기대어 홀로 울어본 적이 있는가 아무도 보지 않아 우는 것도 아니지만 혼자서 울 수 있어야만 진정 울음을 아는 것이라고 비온 뒤 젖은 담벼락에는 바람도 기대어 울.. 2012. 4. 1. 이전 1 2 3 4 5 6 ··· 1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