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91 고독표지 2024. 11. 24. 고독 고독 할 일이 없어서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서 자꾸 사람만 바라다가 혼자라는 것이 슬퍼 우울해지는 것은 고독이 아니다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했지 산길을 걸으며 들길을 걸으며 스스로 자연이 되는 길 누구와 어울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찾아가는 길 나와 .. 2020. 2. 11. 고독 89 고독 89 산등성이에 걸린 구름을 보며 넋을 잃었다 어쩌면 저렇게 정처 없을 수 있을까 정처 없는 것끼리 친구가 될 수 있어서 정처 없는 나에게 정처 없음으로 대하는 듯했고 갈 곳 없어 제자리에 있어서 흩어졌던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 흩어져 있어도 구름이란 이름을 얻을 수 있고 .. 2019. 4. 29. 고독 88 고독 88 한여름 뙤약볕이 낯설다 소나기라도 내렸으면 처마 밑에 우두커니 서서 비가 그치길 기다릴 텐데 한여름 뙤약볕 아래에서는 기다리지도 못하고 마냥 걸어야 한다 언제까지 걸어야 할지 기약도 없는데 쏟아지는 햇살에 젖어 문득 하늘을 보니 아직도 갈 길이 멀다 그치지 않는 햇.. 2016. 7. 21. 고독 87 고독 87 하염없이 나뭇잎을 쓸고 있는 사람들 나뭇잎 다 떨어지고 모두 쓸어낸 다음에 눈동자는 하늘을 향해 공허하다 쓸어내고 쓸어낸 만큼 세월은 흘러 문득 군인이 되어있는 아들이 낯설다 몇 번 휴가를 나오면 다시 학교로 돌아가 아이가 되고 나뭇잎 몇 번 더 쓸고 나면 아이의 아비.. 2014. 10. 29. 고독 86 고독 86 걸어왔던 길을 생각하며 걸어야 할 길을 생각하고 걷지 말아야 했던 길을 무심코 걷고 있었던 날을 생각한다 누구의 부축도 받지 못하고 걸어왔던 긴 시간들이 길 위에 흩어진다 지나온 길인지 가야할 길인지 알 수가 없다 돌아가지도 못하고 나아가지도 못하는 긴 침묵의 시간 흩.. 2014. 9. 22. 이전 1 2 3 4 ··· 1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