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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91

고독 85 고독 85 가을이 되면 더 나아가지 못한다 무수히 흔들던 손 바람에 스치우고 몸속을 흐르던 피 더 흐르지 못한다 다시 시작하기 위한 시간은 지루했다 눈을 감고 모든 지나간 일들을 생각한다 다시 바람이 불어 어깨를 흔들 때까지 살아가는 이야기가 다시 시작될 때까지 2014. 9. 22.
고독 84 고독 84 매일 다니던 길을 잊어버리고 길 위에 우두커니 섰을 때가 있다 누구에게도 물어볼 수 없는 길의 한복판에서 하늘을 가로지르는 새 한 마리를 본다 어디론가 갈 곳이 있다는 것은 아름다움이다 바람이 불 때마다 길을 나서자 바람이 불어가는 곳으로 발걸음을 내 딛자 다시 돌아.. 2014. 7. 30.
고독 83 고독 83 옷깃에 묻은 먼지 툭툭 털어낸다 하늘에도 먼지가 있는지 뿌연 하늘엔 구름의 경계도 흩어지고 선명해지는 것이 없다 선명하지 않아서 어울리는 모양이다 세상으로부터 멀어지는 것은 투명해지면서 시작된다 옷에 묻은 먼지를 털어내자 줄무늬가 선명하게 드러나도록 탈탈 털어.. 2014. 7. 3.
고독 82 고독 82 무수한 이야기들이 쏟아져 내리는 오후 흠뻑 젖은 몸은 지탱할 수 없는 무게에 중심을 잃는다 아득한 날들 동안 견뎌왔던 일들이 모두 소용없는 일이 될 때 할 수 있는 일이란 그저 하늘을 보는 것 없었던 이야기들이 느끼지도 못했던 일들이 현실이 되는 순간 지난 일들은 그저 .. 2014. 4. 29.
고독 81 고독 81 더 외로워질 수도 없는 삭막한 영혼의 쉼터 끝나지 않는 길에서 잠시 쉬어갈 수 있는 곳 꽃은 그저 피었다 지고 한때 사랑이라고 불렀던 것들이 지친 어깨를 기대어 쉴 수 있는 곳 그냥 지나쳤던 일들과 잠시 머물렀던 일들이 모두 황혼에 물들 때쯤이면 지나간 일도 다가올 일도 .. 2014. 4. 21.
고독 80 고독 80 흩어지는 소리를 따라 흩어지는 향기를 따라 상상할 수 없는 상상을 따라 길을 잃었다 잃어버린 길에서도 길을 찾아 되돌아 온 길에서도 길을 찾아 얼마나 더 아득해 질 수 있을까 나갈 수 있는 길을 모두 통제하고서야 나에게로 돌아오는 시간 내 심장으로 돌아오는 시간 다시 일.. 2014. 4.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