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가있는풍경

그림자를 안아주는 방법

by 1004들꽃 2016. 2. 2.

그림자를 안아주는 방법


뉘엿뉘엿 지는 해를
비스듬히 비껴서면
뒤쪽으로 길게 늘어난 그림자가
무겁게 무겁게
많이도 늘어났구나
산으로 들로 따라다닌다고
등도 많이 굽었구나
안아 주려 손을 뻗치니
자꾸 도망을 가네
슬그머니 비껴서면
슬그머니 비껴서고
한발짝 다가가면 한발짝 물러서고
한발짝 물러서면 한발짝 다가오네
지나온 날들 간직하고파
하늘에 그려보아도
새겨지지 않네
바닥으로 떨어지네
내가 나를 위로하려고
나를 꼭 안아주니
그림자도 따라 안아주네
지는해를 등지고 언제까지나




'시가있는풍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밥 2  (0) 2016.02.11
  (0) 2016.02.02
진물  (0) 2016.01.29
친구  (0) 2016.01.29
껍데기  (0) 2016.0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