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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있는풍경

진물

by 1004들꽃 2016. 1. 29.

진물


차라리 눈물이 좋았으리라
눈물도 흘리지 못했던 일들이
속으로 곪아서
눈물보다 더 짙은 진물이 된다
눈물들이 놀다 간 자리가
짓물러 문드러져서
추억으로 기억되기 위해
스스로 상처가 되어 흉터가 된다
흉터는 진물이 지나간 자리
흉터가 지닌 기억 속에는
수많은 눈물과 웃음과 분노가
갇혀있다
묶여있다
빠져 나오지 못한다
다시 곪아서 진물이 흐를 때까지
숨죽이고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슬픔의 눈물보다 기쁨의 눈물이
분노의 눈물보다 감동의 눈물이
가슴 벅찬 눈물꽃이
사람들의 흉터에서 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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