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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있는풍경

밥 2

by 1004들꽃 2016. 2. 11.

밥 2


밥벌이만큼 지겨운 것이 또 있을까
밥을 먹지 않고 살아갈 수는 없는 것
모든 만남이 밥을 먹자는 이야기고
여행을 가기 위해 밥을 준비하고
밥을 먹기 위해 여행을 간다
밥이야 여행을 하는 동안
부수적으로 먹을 뿐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
살아가는 일들이 모두
밥을 먹기 위한 일이다
밥 대신 술을 마시는 사람도 있지만
어차피 그것이 한 끼의 식사라면
밥의 일종으로 치부되는 것이라
밥을 먹지 않았다고
이야기하지는 못하는 것이다
밥을 먹기 위해 돈을 벌고
번 돈으로 또 밥을 먹는다
밥 때문에 울고 웃는
살아가면서 평생 밥을 먹으며 밥을 버는 일
밥 먹는 일이 매일매일 눈물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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