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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있는풍경

돼지국밥

by 1004들꽃 2016. 2. 17.

돼지국밥


꼭 새우젓으로 간을 맞춰야 한다
소금으로 간장으로 간을 맞출 수는 없다고?
맞출 수는 있어도 맛이 없다고?
바다냄새를 맡을 수 없다
바다의 추억을 들을 수 없다
새우젓 술술 풀린 국물 한 숟갈에 술술 풀리는 바다 이야기
돼지가 바다를 만나서 바다 이야기에 빠져서
바다가 되어가는 이야기
다시 돼지가 되고 싶어도 영영 돼지가 되지 못하는
이름만 돼지국밥으로 남은 아주 슬픈 이야기
돼지국밥을 먹는 건지 새우국밥을 먹는 건지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아주 비밀스런 이야기
먹이를 먹으며 웃고 있는 돼지를 보며
그냥 따라 웃어야 하는
혹시 누가 볼세라 자꾸 웃어야 하는
아주 기막힌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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