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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공중그네/오쿠다 히데오

by 1004들꽃 2009. 2. 24.

-절망을 극복하는 방법-

 

공중그네는 제131회 나오키상을 수상한 오쿠다 히데오의 작품이다. 장편소설이라고 하기도 단편소설집이라고 하기도 그렇다. 이라부라는 신경과 의사가 만나는 각각 다른 직업을 가진 5명의 사람들에게 얽힌 이야기다.

『고슴도치』는 뾰족한 물건에 대해 과민반응을 보이는 야쿠자에 관한 이야기이고, 『공중그네』는 서커스 단원의 토박이로 공중그네연기자가 겪는 슬럼프를 극복해 가는 이야기이며, 『장인의 가발』은 오래전부터 가발을 썼던 장인이자 병원원장의 가발을 벗기고 싶은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는 젊은 의사에 관한 이야기이다. 『3루수』또한 꽃미남 신인의 등장으로 자신의 처지가 격하되어가는데 대한 갈등을 극복해 나가는 아야기다. 마지막 작품인 『여류작가』는 많은 작품을 써 오면서 자신이 정열을 기울여 썼으며 가장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작품 "내일"이 독자들에게 호응을 얻지 못한데 대한 강박관념으로 글쓰기가 되지 않는 여류작가에 대한 이야기다.

이 다섯 편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의사 이라부와 간호사 마유미는 어쩌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고민을 해결해 주기 위해서 항상 사람들의 주변을 맴돌고 있는 천진난만한 동심을 가진 천사의 모습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겉으로 보기엔 멀쩡하게 보이는 정신병자들이 세상에는 의외로 많지 않을까? 어떤 장면을 보고 마음속으로는 일어날 일을 마음대로 상상해본다든가, 때로는 엽기적인 생각까지도 서슴지 않으면서도 밖으로 표현할 때는 교과서에서 배운대로 감정을 억제하면서 통속적인 이야기만 주고받는 많은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직장동료들에게 심한 말을 하지 못하지만 그 스트레스를 집으로 돌아와 가족들에게 푸는가 하면, 동창회나 취미모임 등을 만들어 그 모임의 목적은 쓰레기통에 버리고 마음속에 품었던 불만을 토로하는 모임으로 만들어버리는 경우가 허다하지 않겠는가?

공중그네의 작가 오쿠다 히데오는 사람들의 내면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절망감들을 소설을 통하여 제시하고 있으며 그 치료법 또한 이라부라는 신경과 의사를 통하여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자신을 억누르는 강박관념은 타인의 치료에 의해서 떨쳐버릴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자신이 해결해야 한다는 것을 제시하고 있다. "내일"이라는 작품이 베스트셀러가 되지 못했지만 "소설을 읽고 운 건 태어나서 처음이라"는 독자를 만나 다시 제자리로 찾아가는 여류작가를 생각하면서 상대성에 대하여 생각해 본다. 절망은 스스로 쳐놓은 덫을 빠져 나오는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