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라는 책을 읽고 아주 기발한 생각을 가진 작가라고 생각을 했다. 이번에는 아무것도 없는 지구에서 생물을 창조하고 인류를 탄생시킨다. 바로 18호 지구를 완성해 나가는 작업이다. 미카엘 팽송은 천사로서 세 명의 인간을 바른 길로 인도하고 천사보다 한 단계 위의 세계인 아에덴이라는 우주의 어느 섬에 떨어진다. 이 곳에서 신이 되기 위한 경쟁에 뛰어든다. 신후보생을 교육하는 학교에서는 그리스신화의 12명의 신들이 후보생들을 가르친다. 신 후보생은 144명이고 각자 144명을 구성원으로 하는 종족을 하나씩 맡아 문명의 진화과정을 이끌어 간다. 영매를 통하여 게시를 전달하고 때로는 번개를 내려 올바르지 않은 길로 가는 종족들을 바른 길로 이끈다. 마치 여러 종족들과의 서바이벌 게임을 하는 것 같다.
진화의 단계에서 숫자의 의미는 다음과 같다.
1은 광물, 2는 식물, 3은 동물, 4는 인간 5는 깨달은 인간, 6은 천사, 7은 신의 후보생, 그 위의 단계인 8은 무엇일까? 신 후보생들이 경쟁을 통하여 도달해야 할 존재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신 후보생들은 낮에는 신들의 강의를 듣고 밤에는 올림포스 산에 숨겨진 비밀을 밝혀내기 위하여 모험을 계속한다. 신 후보생들은 각자가 관리하는 종족과 운명을 같이한다. 신들의 강의가 끝날 때 탈락자들은 켄타우로스에게 어디론가 끌려가 돌아오지 않는다. 켄타우로스는 탈락한 신 후보생들의 변형된 모습으로 신 후보생들을 감시하는 역할을 하는 존재들이다.
미카엘 팽송이 이끄는 돌고래 부족들은 다른 부족들을 침범하지 않고 영적인 진화를 거듭하며 다른 부족들보다 가장 발달된 문명을 소유하게 되지만 폭력적이고 다른 부족을 침범하여 그들의 문명을 취하는 쥐족의 습격을 받아 바다위에서 표류하게 된다. 돌고래족을 도우기 위해 밤중에 아틀라스 신의 집에 몰래 숨어 들어가 자신들의 종족을 안전한 길로 이끌게 되지만 부정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강의를 맡고 있는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는 돌고래족이 정착한 섬에 화산을 폭발시키고 거대한 해일이 덮치게 한다. 돌고래족은 뿔뿔이 흩어져 다른 종족과 함께 생활하게 된다. 돌고래족은 그들이 발달시켰던 문명을 각자 정착하게 된 다른 부족들에게 전수한다. 마치 유대인들의 역사를 보는듯하다. 세상 속으로 흩어졌던 유대인들이 이스라엘 땅에 들어와 옛 땅을 빼앗기 위하여 팔레스타인과 전쟁을 하고 있는 상황과 비교할 것은 못되지만 흩어지게 된 상황은 어쨌든 비슷한 상황이다.
어쩌면 예수의 재림을 암시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아프로디테의 강의 중에서 현자라는 말이 등장한다. 현자를 통하여 세상을 구원하는 일, 보다 높은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 바로 궁극적인 목표이며 유토피아이다.
기득권자들은 현자들을 몰아내기 위해 가차 없이 폭력을 가하고 현자들은 박해를 받는다. 현자들은 박해를 당함으로써 씨앗을 뿌리는 것이고 현자 자신은 보지 못하겠지만 그 씨앗들은 무럭무럭 자라나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흔적을 남긴다. 예수는 모든 사람들의 죄를 안고 십자가에 못박혀 죽게 된다. 그럼으로써 그 씨앗은 2,000년이 지난 지금까지 싹을 틔우고 자라기를 계속하고 있다.
미카엘 팽송이 섬에 도착하자마자 공포에 떨면서 올림포스 산을 가리키며 「절대로…… 가지 말게…… 저 위에 가면 안 돼!」라고 한 쥘 베른의 말과 2권의 마지막 부분에서 팽송이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고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하던 중 눈 앞에 나타난 것. 지평선을 온통 가려 버리는 하나의 거대한 눈과 어떻게 연결될 것인가에 관심이 간다.
후보생들은 지금 자신들이 하고 있는 것 모두가 신들에 의해서 미리 정해진 시나리오에 의해서 움직이는 꼭두각시가 아닌가 의심한다. 10시 이후로 통행이 금지된 상황에서 많은 후보생들이 올림포스 산의 비밀을 알기 위하여 탐험을 하는 것을 신들이 알고 있으면서도 제재를 하지 않는 것이나 많은 겐타우로스들이 신 후보생들의 외유를 일러바치지 않는 것 등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도 모두 정해져 있는 시나리오에 의한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
어쨌든 인류사를 볼 때 쥐족과 같은 폭력적인 종족에 의해 말살된 종족은 그 역사도 함께 말살된다. 지구에 많은 종족들이 생존했을 것이라고 가정을 한다면 말살된 종족의 선진문명은 말살한 종족의 문명이 되고 그 종족마저 다른 종족에 의해 파괴되면 그들의 역사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것이다. 그것을 암시하는 것 중에서 어떤 종족에 대한 역사를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지만 단지 신화에만 등장하는 종족들을 책 속에서 만날 수 있다. 어쩌면 말살된 종족 중에서 살아남은 후예들이 그들만의 역사를 간직하기 위해서 신화를 만들었을지 모를 일이다.
이러한 사고와 관련하여 책을 읽으면서 흥미로운 부분이 있다. 천사 시절에 미카엘이 돌보았던 세 사람 중 한 명은 은비라는 이름의 한국인으로 환생했다. 특히 전생에서 높은 선업 점수를 획득해 천사가 될 수 있었음에도 스스로 인간으로 환생하기를 청한 인물이기 때문에 은비에게 가장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 그보다도 중요한 사실은 학교에서 조센징이라고 놀림을 받으며 살아가는 은비를 통하여 일본을 고발하고 있는 부분이다. 역사책이 아니라 소설이기 때문에 구속력은 없을지 모르지만 이 책이 전 세계에 번역이 되어 나갔다는데서 동포애마저 느끼게 된다. 피해자들은 제대로 된 보상을 받기는커녕 오히려 거짓으로 날조된 기록의 희생양이 되어야만 했던 사실들을 은비 어머니의 입을 빌려 이야기 하고 있다.
「가해자들은 우리 피해자들 때문에 불편해하지. 우리는 그것조차 우리 잘못으로 떠안고 용서를 구해야 해.」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 따뜻하고 향기로운 그녀의 입김이 미카엘 팽송의 귀에다 대고 「모두가 기다리는 이」를 알아볼 수 있는 수수께끼를 낸다.
「이것은 신보다 우월하고, 악마보다 나쁘다.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이것이 있고
부자들에게는 이것이 부족하다.
만약 사람이 이것을 먹으면 죽는다.
이것은 무엇일까?」
참으로 궁금하다. 「신」은 제3부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제2부가 기다려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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