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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공지영

by 1004들꽃 2009. 2. 24.

지난날들을 되돌아보면 항상 핑계를 대며 순간순간을 넘겨왔던 것 같다. 모든 일들은 스스로에게서 비롯된 것임을 알면서도 순간을 모면하기 위해 핑계를 대고 있었던 것이다. 심지어 공부를 못했던 것도 부모 탓이고, 생각에 잠겨 길을 걷다가 전봇대에 부딪혀도 하필이면 그곳에 전봇대를 세운 기관 탓을 한다. 꼭 그것이 상대방의 탓이 아니라고 해도 무의식 속에 들어있던 말이 불쑥불쑥 튀어 나오는 것이다.

에픽테토스는 『인간은 자유를 원할 때에만 자유로워진다. 다른 사람은 우리가 자신을 해치고 상처낼 때에만 우리에게 상처 입힐 수 있다. 불행이라는 것은 우리에게 일어난 일 때문이 아니라 그 일에 대해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생각, 믿음, 선입견…. 즉 표상이다.』라고 이야기한다.

때로 참을 수 없는 고난이 닥치더라도 스스로 상처받지 말고 나에게 주어진 기회로 삼는다면 보다 쉽게 고난을 넘어설 수 있을 것이다. 그 순간에는 죽을 만큼 괴로웠던 일들도 세월이 지나고 나면 웃으면서 이야기 할 수 있듯이 최후의 승자는 항상 고난을 겪은 후에 평가될 수 있을 것이다.

아이들에게 항상 바른 길을 가야하며 학생으로서의 본분을 다하라고 압력을 가하면서 정작 나 자신은 그렇지도 못했다는 생각이다. 내가 하지 못했던 일에 대한 대리만족을 느끼기 위해서인가? 나이 들어서까지 부모에게 기대지 말라는 압력인가? 그러한 이유로 우리의 아이들은 천편일률적인 복제인간으로 거듭나게 된다. 모든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장애물을 제거해 주고 쭉 뻗은 고속도로를 달리게 해 주고 싶다.

하지만 그 누구도 똑같은 수 없기 때문에 자녀들이 어떤 길을 가든 그 길을 응원해 주는 것이 부모가 해야 할 일이 아닌가 생각된다.

『위녕, 삶이 힘들까봐, 너는 두렵다고 말했지. 그런데 말이야. 그래도 모두가 살아내는 또 하나의 이유는 오르막은 다 올라보니 오르막일 뿐인 거야. 가까이 가면 언제나 그건 그저 걸을 만한 평지로 보이거든. 가까이 있다는 이유로 눈이 지어내는 그 속임수가 또 우리를 살게 하는지도 모르지.……가야할 것은 분명 가야하지만 또 다른 한편 와야 할 것들도 분명히 온다.』

인생에는 항상 오르막이 있고 내리막이 있으며 자갈밭이 있는가 하면 탄탄대로도 있다. 길이 없는 곳도 다니다 보면 길이 된다. 풀잎마다 천사가 있어 날마다 속삭인다. 자라라, 자라라. 아무것도 두려울 것이 없다.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참 이상하지.

살면서 우리는 가끔 하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하는 때가 있고

하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때가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