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가있는풍경

행복을 찾은 꽃

by 1004들꽃 2010. 1. 4.

행복을 찾은 꽃


작은 화분에 꽃 한 송이가 있었다
작은 꽃은 매일 자기를 찾아오는
작은 나비를 사랑했다
따뜻했던 한 때가 지나고
찬바람 부는 어느 날
영원히 돌아오지 않을 나비를 기다리며
기나긴 외로움에 빠져야만 했다
화분 속에서
작은 꽃이 시들어가고 있었다
기다림에 지친 작은 꽃은
나비가 있는 곳을 찾아
길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나비가 오기만을 기다린다는 건
내 속의 욕심 때문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던 것이다
작은 꽃은 꿈속의 여행을 나섰다
매서운 바람과 살을 에는 듯한 추위
얼마나 헤매었을까
저 멀리 희미하게 보이는
한 점의 빛을 발견했다
온 힘을 다하여 그곳으로 다가갔다
그곳엔 매일 작은 꽃에게 찾아왔던
작은 나비와 그의 친구들이
작은 꽃 주변에서 찬란한 날개를 나부끼며
누군가를 깨우고 있었다
작은 꽃은 가까이 다가가 보았다
작은 꽃은 깜짝 놀랐다
그곳엔 다름 아닌
작은 꽃 자신이 있었던 것이다
지난 겨울동안
오지 않을 작은 나비만 기다리고 있었다면
쓰레기통에나 처박혀 버릴지도 모를 일이었지만
스스로 찾아 나선 작은 꽃의 노력은
찬란한 봄과 작은 나비를 다시 찾게 해 주었다
작은 꽃은 행복했다

'시가있는풍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탈의 즐거움  (0) 2010.01.04
행복한 흰구름  (0) 2010.01.04
기다림에 대하여  (0) 2010.01.04
나무처럼  (0) 2010.01.04
  (0) 2010.0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