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과 웃음과 삶
행복이나 웃음이라는 말을 많은 사람들이 쓰고 있다.
“오늘도 행복하세요.”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거꾸로 생각해 보면 얼마나 행복에 굶주려 있었으며 얼마나 찌푸린 얼굴로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가를 나타내 주는 말이기도 하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삶이 행복한 수준에 있는 것으로 믿고 있는 듯 보인다. 백화점의 대형 전광판에서 웃고 있는 광고모델이나 월간지 속의 광고에서 그야말로 언덕위의 하얀집에서 행복을 마구 쏟아내며 웃고 있는 모습들은 잠시이지만 영화 속의 한 장면으로 끌어 들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을 살아가며 정녕 자신이 행복하고 항상 웃으며 살아가고 있다고 믿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우리들은 남의 잘못을 보고 좋아라 한다. 높은 굽이 달린 신을 신고 가다가 굽이 떨어져 나가 발목이 삔 광경이나, 책을 읽으며 가다가 전봇대에 부딪히는 모습, 멋있게 담배를 피우다 담뱃불이 옷 속을 파고들어 담배 구멍을 낸다든지, 그 외에도 TV속에서 웃지 않을 수 없는 해프닝들을 담은 프로그램들을 보며 우리는 즐거워한다.
결국 지친 삶 속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지만 그렇게 웃는 동안 우리들은 잠시나마 삶에 찌들린 기억들을 잊을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찌들린 삶들은 잠시라도 웃을 수 있는 시간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견디어 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세상은 그렇게 행복하지도 항상 입가에 미소를 머금을 정도의 즐거운 삶도 아닌 것 같다. 항상 행복 속에 빠져 있으면 그 행복의 가치를 알 수 없듯이 멀리서 가끔씩 찾아오는 친구의 소식이라든지 수학여행을 갔었던 아이가 조그만 선물을 사왔을 때와 같이 드문드문 찾아오는 기쁨 속에서 생의 향기로움을 맡을 수 있다.
집으로 들어서는 순간 실시간으로 어질러 대는 아이들로 인하여 전체적인 집안의 분위기가 어수선함으로 다가올 때 아이들을 다그치고 화를 내면서 책꽃이와 어수선한 방바닥을 치우고 쓰레기통을 비우고 정리를 하다보면 왜 화를 냈는지도 잊어버린다. 나도 어렸을 때 저랬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한 쪽 옆에 벌서듯이 시무룩하게 앉아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 절로 웃음이 난다. 책상을 치우다 보면 공책 속에서 바삐 날아다니는 글자들도 볼 수 있고 일기장 속의 비밀 이야기도 슬쩍 엿볼 수 있다.
화려한 광고 속의 이야기들이 일반 서민들의 삶을 유혹하고 있지만 영화 속의 한 장면으로 치부하면서, 일을 할 수 있는 직장이 있고 가끔씩 술 한 잔 나눌 수 있는 친구가 있고 피로한 몸을 누일 수 있는 가정이 있다는 것에서 가장 큰 행복을 느낀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아이들의 싸우는 소리가 끊이지 않는 시끌벅적하고 뭔가 어수선하지만 있을 것은 다 있는 나의 가족 안에서 행복을 찾고 있다.
행복이라는 것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것이 아닐까? 그것으로서 웃을 수 있고 삶 또한 행복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