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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있는풍경

욕심

by 1004들꽃 2019. 5. 29.



욕심


하기 싫은 일의 대부분이
해야 할 일의 목록으로 들어 있다
누군가 목록표를 작성할 때
그의 지위는 참 높은 위치에 있었나보다
하기 싫은 일을 해야만
인정받을 수 있고
그렇지 않으면 막돼먹은 사람
구제불능의 접근하지 말아야 할 사람이 된다
피로에 전 몸으로
상사와 기분 좋게 술을 마셔야 하고
듣기 싫은 이야기도 웃으며 들어야 한다
눈치를 살피며 술을 권해야 하고
잔이 차기도 전에 잔을 들어버리는
수모를 견뎌야 한다
고춧가루 묻은 잔을 받아 마셔야 하고
부모에게도 하지 않는 말도 서슴지않는다
부모에게 안부 전화를 하지 않으면서
생일까지 챙겨서 축하전화를 하고
끝나지 않는 술자리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것이다
인정받기 위한 욕심일까
귀찮아지기 싫음을 얻는 욕심일까
돈을 벌어서 생계를 꾸려 나가는 것 외에
살아갈 방법을 모르는 나는
매일매일 유체이탈을 경험한다
내가 나를 모른 체하는 비겁함도
등에 내려앉은 무게처럼 견뎌야 한다
꽃이 다 진 계절, 때 아닌 바람에
김영란법이 허공에 나부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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