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요양원에 가면
요양원에서 사는 사람들이
아무 이야기를 하지 않고 먼 곳을 보며 앉아 있다
낯선 사람들이 오면
해코지나 하지 않을까 경계하면서
눈을 휘둥그레 뜨며 눈을 마주치지 않는다
요양원에 잠시 들른 사람은
얼른 나오고 싶어서
서둘러 인사하며 땀을 흘리는데
요양원에서 사는 사람들은 아무도 땀을 흘리지 않는다
모르는 사람들이 찾아와서 안부를 묻는데
무슨 안부를 묻는 것인지도 모르겠고
생판 처음 보는 사람이
내가 무슨 일로 요양원에 있는지 알 턱이 없고
아버지의 안부도 묻지 않는 사람이
텔레비전 화면에서는 그윽한 웃음을 지으며
부모님을 생각하듯이 어르신을 생각해야 한다고
눈물 섞인 웃음을 짓는다
요양원에서 쫓겨난 아버지는
아들도 알아보지 못하는데
며느리 말을 잘 듣는 게 신기하기만 하고
그런 며느리를 쳐다보는 내 눈에서
며느리가 출렁 흘러내린다
끝이 나지 않을 것 같은 기다림의 시간동안
며느리는 내 눈에서만 하염없이 훌러내린다
스쳐가는 가랑비였다가
끝을 알 수 없는 장맛비였다가
소리 없이 내리는 눈송이였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