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글을 써야 할까
글쓰기에 대하여 사람들은 각각 다른 생각을 하는 것 같다. 글을 쓰는 것을 직업으로 하지 않는 사람일지라도, 어쨌든 글을 쓴다는 것은 낱말과 낱말을 연결하여 문장을 만들어내고 그 문장들을 이어 문단을 만들고 문단을 이어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게 된다. 그렇게 완성한 글을 세상에 내 놓는다는 것은 자기 자신의 생각을 남들에게 피력하고자 하는 것이고, 그로써 자기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생겨나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그러나 글을 쓰고자하는 마음, 개인적인 생각을 전달하고자하는 마음이 너무 앞서 전혀 딴 세상의 겪어보지 않은 일들을 겪은 일처럼 적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보다 더 던적스러운 것은 글이라는 도구를 빌어서 특정한 사람에 대한 허물을 들추어내고 많은 군중들에게 심판 받게 하는 것을 주로 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글을 쓰는 사람들은 글을 쓰게 된 사유가 어찌되었든 그 자신도 살아가고 주변사람들도 어울려 살아가는 사회라는 곳에서 좋은 일들, 아름다운 이야기들을 들추어내고 그 들춤으로 인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아름다운 마음을 갖게 하는 것이 어쩌면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의 의무는 아닌가 생각이 든다.
요즈음 말로써 말을 공격하고 공격받은 말은 더 센 무기를 장착하여 자신을 공격한 말에게 폭격을 가한다. 그러면 말은 그 어느 사람에게도 있지 않고 말은 말끼리 전쟁을 수행하게 되는 것이다. 그 말들의 전쟁 속에는 그 어떤 사람도 없지만, 정작 피해를 입는 사람은 그들 자신이 되거나 그들과는 아무 상관도 없는 주변 사람이 될 가능성이 많다. 살인사건이 인터넷 포털 사이트를 통하여 유포되고 그 범죄는 모방하게 하는 힘이 강하여 우발적인 충동을 부축이고 결국 모방범죄로 발전하게 되기도 한다. 이것을 보면서 우리는 사회적인 책임을 회피하면서 범죄인 그 한 사람에게만 죄를 덮어씌우게 된다. 결국 그는 고립되고 낙인 찍혀서 이 사회에서 똑바로 일어날 수 없다.
교도소라는 사회도 어쩌면 교도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교도소를 이끌어가는 직장인들의 밥벌이로서 더 큰 역할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교도소를 나와 사회의 일원이 되었을 때 정작 사회는 낙인찍힌 그들을 따뜻하게 대하지 못한다. 사람들로부터 소외받은 그들은 다시 범죄의 유혹에 빠지기도 한다.
글쓰기에 대한 입장도 마찬가지이다. 아름답지 못하고 추잡한 글들도 글로서 세상에 다가가지만 그 글들은 모든 책임을 회피하고 만다. 책임 회피에 대하여는 아름다운 글도 마찬가지이긴 하다. 대부분의 작가들은 세상에 던져 놓은 자신의 글에 대한 평가를 독자의 판단에 맡겨 버리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자기가 쓴 글에 대하여 자화자찬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어떤 여자에게 “너 참 예쁘다.”라고 하는데 정작 그녀가 “그래 난, 참 예뻐.”라고 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을 비방하는 글들은 그 전파 속도가 너무 빨라서 비방을 당한 사람이 알기도 전에 벌써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된다. 그것으로 인하여 피해를 입는 사람은 그 한 사람에 국한되지 않을 것이다. 그와 관련된 사람, 직장, 사회단체 등 많은 곳으로 전파된 그 비방의 글은 어느새 글로써가 아니라 그와 관련된 집단을 공격하는 수단으로까지 발전하게 된다. 그럼으로써 사회는 혼란에 빠지게 된다. 그러한 사실과 전혀 관계없는 사람들도 술자리에서 술안주로 삼고 그들이 속한 집단의 어느 한 사람을 도마 위에 올려놓기까지 한다. 결국 사회는 좋은 일의 릴레이가 아니라 헐뜯기 위한 릴레이로 흘러가게 되지 않겠는가.
너무 극단적인 상황으로 이야기가 흘러가는 느낌이지만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경계해야 할 일처럼 느껴지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 어쩌면 악한 일과 선한 일들은 사회 안에서 공존해야 할지도 모른다. 악한 일이 없으면 어떻게 선한 일이 있을 수 있겠는가? 악한 일 때문에 선한 일들이 더욱 빛나게 된다. 그렇다고 악을 부축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꼭 필요한 일이라면 최소한이었으면 좋겠다.
요즈음 중.고등졸업식장에서 일어나는 진풍경들에 대하여 모두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탈의 광경을 취재하기 위하여 경쟁을 벌이는 것 같기도 하다. 경찰에서도 한 술 더 떠서 졸업식장에 경찰을 배치했다. 공부에 억압되고 통제에 갇혔던 학생들이 해방되는 날이 졸업식이 아니던가? 기쁘고 행복한 축제의 날이다. 그 행복한 모습들을 카메라와 글 속에 담아내는 것은 명백한 법률위반인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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