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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가장 소중한 나

by 1004들꽃 2010. 6. 16.

가장 소중한 나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가 하고 물으면 대부분 부모, 자식, 아내 등 자신을 제외한 다른 부분을 이야기 한다. 그렇게 대답하도록 수십 년간의 교육을 받았기 때문일까?


법정 스님의 책 중 “한 사람은 모두를, 모두는 한 사람을”이라는 법문집이 있다. 이 말이 의미하는 것은 자신에 대한 중요성이다. 즉 자신이 없으면 세상은 없는 것이고 자신이 존재함으로써 모든 것이 존재한다는 뜻이다. 결국 자신을 소중히 여기고 그로써 모두를 소중히 여기라는 것이다.


현대인들은 직장생활을 하게 되면서 가족들과 보내는 시간보다 직장 동료들과 보내는 시간이 훨씬 많게 되었다. 그와 함께 직장의 일과 상관없는 각종 모임에 참여하는 일도 함께 많아지면서 가족과 보내는 시간은 더욱 줄어들게 되었다. 어찌되었건 그들과의 만남이나 가족과의 만남이나 매 순간의 만남은 똑같은 만남이 아니라 그 순간이 새롭고 또 다른 만남이라는 것이다. 스팬스 존슨은 “선물”에서도 같은 생각을 언급하고 있다. 현재보다 더 나은 미래를 원한다면 지금 현재, 이 순간 최선을 다하는 것이 바로 선물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으로 태어나서 매 순간 최선을 다할 수가 있을까? 스스로에게 의심을 품지 않을 수 없다. 돌아보면 순간을 헛되게 보낸 세월이 얼마나 되는가. 시간을 술로 탕진해 보기도 하고 하릴없이 담배만 태우며 뭉개버린 시간은 또 얼마나 많은가. 그러면서도 기존의 제도를 비판하고 과거의 생을, 또 현재의 생을 비관하기도 했다. 이러한 비관들이 모두 미래의 생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모르지 않지만 어찌할 수 없는 자신에게만 한탄을 보내는 것이다. 맑고 깨끗한 영혼을 가진 분들의 생각이 들어있는 책으로 더러워진 마음을 씻어보려 했지만 마음만큼 간단한 일은 아니었다. 어쩌면 그 분들의 말씀으로 드러나는 내 속의 잘못된 일들만 들추어지는 것 같아 끝없는 비참함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은 것이 사실이다.


많은 사람들이 소중한 자신을 모두에게 분산시키고 정작 “나”라는 존재는 허공에 흩어 버린 채 살아가고 있다. 아직 나 자신도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방법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라는 존재는 포기할 수 없는 존재임은 확실하다. 단지 자신을 소중히 여긴다는 생각 때문에 자신에게 너무 집착하여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결과를 초래하지는 않아야겠다. 자신에게 집착하게 되면 타인에게 소원해 질 수 있을 것이다. 자신과 타인과의 관계 모두를 정상적인 상황으로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중용이 필요할 것이라 생각한다. 중용이라는 것 자체가 “도”의 경지에 이르렀다는 것을 말하는 것인데 이는 이루기가 상당히 어려운 것이다. 그러기 때문에 사람들은 “도”의 경지에 도달하기 위하여 끊임없이 생각하고 생각하는 것이다.


사람인 이상 하루종일 똑같은 생각을 유지할 수는 없다. 하루를 시작하면서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겠다고 결심을 하지만 매 시간 긍정적일 수는 없는 것이다. 하루를 생각해 보면 화를 낼 때도 있고 웃을 때도 있으며 아무 생각 없이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그 모든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들을 보내는 일을 법정 스님은 “도”라고 했다. 한자의 뜻은 “길”이다. 사람들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길을 걸어간다. 물론 발걸음을 떼어 놓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무슨 생각으로 살아가느냐는 것이다.


우리는 마음속에 많은 생각들을 가지고 살아간다. 긍정과 부정이라는 것을 두고 볼 때 그 기울기가 어디에 더 많이 기울었느냐가 문제다. 인간의 몸은 긍정적일 때 활기차게 움직인다. 부정적인 생각을 가졌을 때는 겉으로 보기에 활기찬 것 같지만 마음은 병이 들어가는 것이다.
지난번 물의 실험에서도 알려진 일이지만 똑같은 물을 똑같은 두 개의 용기에 담아두고 한 쪽은 주기적으로 욕설을 퍼붓고 다른 한 쪽은 주기적으로 칭찬과 사랑의 말을 했을 때 욕설을 주기적으로 계속 들었던 물은 썩기 시작했고 칭찬을 들었던 물은 깨끗한 상태를 유지했다는 것이다. 자연의 이치가 이러한 것인데 사람에게 적용되었을 때는 엄청난 결과를 초래하지 않을까? 사람의 몸은 70%가 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하지 않은가? 가을이 되면 나뭇잎이 지고 그 낙엽이 거름이 되어 다시 꽃이 피게 하고 푸르른 나뭇잎을 돋게 한다. 간단한 자연의 이치를 사람들은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다.


매 순간은 지나가버리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 지나간 시간을 되돌리기 위해서 시간을 허비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또한 다가오지도 않은 미래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도 어리석음의 정도는 덜하지 않다. 모든 것은 지금 이 순간이다. 지금 이 순간, 지나가고 있는 매 순간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 나뭇잎이 떨어지는 것과 같이 사람들의 입을 통하여 흘러나온 말은 한번 뱉어지면 그만이다. 그렇기 때문에 매 순간 거듭 생각하여 행동하고 말해야 하는 것이다. 말 한마디로 낭패를 당한 일이 얼마나 많은가. 그것을 수습하기 위하여 보낸 시간들은 또 얼마나 많은가. 그 모든 것이 무심코 뱉은 한 마디 말에 의해서 초래되는 것이다.


매 순간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긍정적인 생각으로 생활한다면 그 생각들이 주변으로 확산될 것이고 사랑하는 사람들 또한 그렇게 될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나로부터 떨어져 나간 말들이 거름이 되어서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싱그러운 잎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것은 한 순간 끝나는 일이 아니고 영원히 지속되어야 한다. 매 순간은 매 순간으로 이어져 커다란 길을 만든다. 그 길을 다음 세대들이 걸어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세상에 태어난 이유다. 그것이 바로 “도”를 향해 가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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