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61
세상의 모든 잘못된 일을
나는 외면한다
내 생각이 다른 사람의 생각과
다를 확률이 높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나의 생각은 마찬가지로
세상의 모든 잘못된 일 중의
하나이기 쉽기 때문이다
어쩌면 틀림없이 잘못된 일을
나는,
세상을 구원할 일이라 생각하며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내가 쓰는 모든 시가 그렇고
시가 무엇인지를 밝히기 위해
많은 세월을 보냈지만
아직도 시가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
그것이 바로 내가 하는 일이
내가 옳다고 하는 일이
잘못된 일이라는 증거다
언제쯤 나는
옳은 시를 쓸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