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가있는풍경

바보 1

by 1004들꽃 2011. 1. 16.

바보 1

 

싸우는 사람들을 보며 웃었다
우는 사람들을 보며 웃었다
시기하는 사람들을 보며 웃었다
웃지 못할 일이 아무 곳에도 없었다
끝이 없는 길을 걸어가며
끝없이 웃었다
새들도 웃었고
구름도 웃었다
새가 웃고 구름이 웃으니
같이 웃었다

 

바보가 되지 않기.
술 한 잔에 한 마디
술 두 잔에 두 마디
술 세 잔에 폭풍처럼 쏟아지는 말
말들이 부딪혀 말이 되지 않았다
말들에 싸여 말이 없어졌다
다시 바보가 되기.
말하고 싶지 않기.

 

말하는 사람들을 보며 웃었다
말은 소리가 되어 흩어졌고
흩어진 말들끼리 춤을 추었다
춤추는 말을 보며 모두 웃고 있었다

'시가있는풍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는 꽃  (0) 2011.01.18
폐경  (0) 2011.01.16
폐경  (0) 2011.01.14
혼란  (0) 2011.01.11
한파주의보  (0) 2011.0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