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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있는풍경

나를 용서하는 날까지

by 1004들꽃 2010. 1. 4.

나를 용서하는 날까지

 


옳고 그른 것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자 했다
사람이 사람을 만나는데 무슨 격식이 있단 말인가
사람이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사람이라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살다보면 더러운 꼴도 숱하게 볼 것이고
차마 부끄러워 입에 담지 못할 일도 하는 것인데
눈 감고 슬쩍 지나가는 것도 살아가는 것 아니겠나

 

하늘은 맑고 흰구름 두둥실 떠가는 오후
날씨는 왜 그렇게 추운지 어깨조차 펼 수 없고
가고 싶지 않은 길을 가야만 하는 나는
추위에 떨며 온몸을 뒤흔들어야만 했다
먹을 것도 없는데 배는 왜 이렇게 고픈지
한 끼 밥을 해결하기 위해 비굴해진 다리를 끌고
배고픔이 끝나는 날까지 길을 걸어야 한다
얼마나 더 걸어야 끝이 보일까
길이 끝나는 날까지 얼마나 더 비굴해져야 하는 걸까
용서하지 못하는 나를 용서하고
용서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용서할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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