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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있는풍경

깃발

by 1004들꽃 2019. 4. 9.


깃발


누구를 그리워해
저토록 펄럭이는가
온 몸이 닳아
산산히 부서져 가는 시간에도
기원을 알 수 없는
그리움은 멈추지 않아
보고 싶은 사람의 이름
바람에 기대어 부르고 있다
듣는 이 없어도
언젠가 닿을 것이라 멈출 수 없고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불어도
펄럭일 때마다 생겨나는
기다려도 오지 않을 이름
깃대에 매달려 있는 시간동안
숙명이라 여기며
부르고 또 부르는 것이다
한없이 부서져 가는 시간 속에
언제까지나 펄럭이는
그리움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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