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내 시가 물감으로 씌어졌으면 좋겠다
그림처럼 화려하고
그럼처럼 뚜렷했으면 좋겠다
쳐다보면 색깔이 보이고
쳐다보면 기억할 수 있는
산뜻한 그림이었으면 좋겠다
무슨 이야기를 하는 지 알 수 없어도
색깔을 읽고 소리낼 수 없어도
그림으로 모든 것을 보여주는
읽지 않아도 한눈에 들어오는
그림 앞에서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그런 그림 같은 시를 쓰고 싶다
색깔과 색깔이 모여 그림이 되고
말과 말아 모여 시가 되고
눈물과 눈물이 섞여 사랑이 되는
내 시가 눈물로 씌어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