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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있는풍경

구절초

by 1004들꽃 2018. 10. 24.



구절초


어디론가 멀리 떠나고 싶은 날이 있다
그럴 때는 가을이 왔나
생각해야만 한다
가을이 되면
그리운 사람의 향기가
바람에 실려와 코끝을 스쳐간다
그 향기를 따라
먼 곳으로 떠나고 싶은 것이다
잡을 수 없어서
곁에 둘 수 없어서
찾아 나서야 하는 것이다
떠나는 길 위에서 만나는
모든 것들이 낯설지 않고
들녘에서 들려오는
낯익은 소리에 귀 기울이게 한다
가을 이야기가 들려오는
가을 들녘 길섶은
무작정 떠나고 싶은 이유가 되고
기다렸다는듯 받아주는
계절이 고마운 것이다
그래서
살아가는 것이 고맙고
당신을 찾아 떠나는 일이
여행의 이유가 된다
내 평생 여행의 길에서 만난
하늘을 닮아 하늘거리는
어머니를 닮은 하늘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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