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에서 보는 풍경
버스를 타면
버스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을 볼 수 있다
매일 다니는 길인데도
낯설게 신기하다
눈으로 보지 않고
스쳐버린 많은 것들이
새롭게 다가온다
계절에 따라 변해가는 모습도
새로 생겨나는 모습도
그저 스치고 말았던 순간
누군가가 새겨놓은
비밀스런 흔적
언젠가 지나쳤던 길모퉁이
상처를 주었던 기억
상처를 받았던 기억
잊어버렸을지도 모를
스치고 말았을지도 모를
세월의 기억들을 불러내는 시간
가끔 버스를 타자
창밖으로 바라보는
여행을 떠나보자
나를 낯설게 하는
긴 여행을 떠나보자
익숙해진 당신이 아닌
낯선 당신을 찾아 떠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