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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있는풍경

개 1

by 1004들꽃 2017. 6. 13.


개 1


버림받은 개들이 떼 지어 다니는 거리
굶주린 개들이
먹이를 가진 사람을 쳐다보며 꼬리를 흔든다
꼬리 잘린 개가
꼬리들 사이에서 엉덩이를 씰룩거린다
꼬리의 일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꼬리의 일만은 아니었다고
말을 하지 못하는 개는 표정 없이 웃는다
한 번도 개를 위해 웃어주지 않았던 사람을 위하여
온 몸을 흔든다
생선대가리를 던져주는 사람을 위해서
매일 배가 고파서 꼬리를 흔든다
나도 개가 되어 개들과 함께 꼬리를 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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