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가있는풍경

개 2

by 1004들꽃 2017. 6. 20.


개 2


개들이 내 머리를 굴리며 논다
구르다 전봇대에 부딪혀
튀어 나오는 머리를 향해
시커먼 털을 곧추세우고 달려드는 개
이빨에 찍혀 눈알이 빠져 나가고
흘러내리는 피를 시뻘건 혓바닥이 핥았다
아직도 삶이 붙어있는 것일까
죽어서도 살아있는 것일까
개들이 내 머리를 물어뜯으며 논다
튀어나온 코가 으깨지고
머리카락이 빠져 흩어진다
백골만 남은 머리를
머리라고도 할 수 없는 머리를
개들이 데리고 논다


'시가있는풍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흔들리는 구두  (0) 2017.11.12
유월  (0) 2017.11.09
개 1  (0) 2017.06.13
이순신  (0) 2017.05.21
투명인간  (0) 2017.0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