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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있는풍경

한우산

by 1004들꽃 2016. 8. 30.


한우산


언제부터인지 모를
아득한 시간부터 거기에 있었던
어쩌면 내가 그곳에 갈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던
움직이지도 않던 별들이 나를 위해 쏟아진다
이곳에 오지 않았으면 보지 못했을 별들이
능선과 어울리며 나무와 어울리며
한 편의 밤하늘이 된다
별밭에서 별과 뒹굴며 노래하며
별을 헤아리며 별자리를 찾는 동안
잊힌 일들이 구름처럼 몰려와 눈물이 난다
잊지 말아야 할 일 바람에 흘려보내며
우두커니 하릴없는 세월만 보내는데
붉은색과 푸른색이 사람색이 되는 동안에도
밤하늘에는 강물이 흐른다
캄캄한 밤, 별이 빛나는 날에
영문도 모르고 별이 된 사람들을 생각하며
색깔도 없는 회색인간이 된다
별빛에 젖은 나그네 초점 잃은 눈동자
어디로 흐를지도 모를 은하수를 따라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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