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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있는풍경

풍경

by 1004들꽃 2021. 11. 17.

풍경

 

 

바람에는 원래 소리가 없는데

귀를 스치며

나무를 스치며

옷자락을 스치며

제각각 소리를 만들어 낸다

 

나는 매일 바람에 몸을 맡기며

바람 소리를 낸다

앉았다 일어서면 입으로도

소리가 나고

뼈와 뼈 사이에서도 소리가 난다

절에 가지 않아도

바람이 불지 않아도

바람 소리가 난다

 

절에 가는 사람들은 모두

바람 소리를 들으러 간다

소리를 버리고 소리를 들으러

온몸으로 바람을 가르며 간다

 

절 마당까지 가는 동안

온 몸에서 나는 바람 소리를 생각해 본다

평생 들어 왔던 소리

외면했던 소리

모두 끌어안고 집으로 돌아왔다

마당 한가운데 서서 바람을 맞는다

바람이 불 때마다 풍경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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