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숲
새로운 시간을 만나기 위해
애꿎은 시간만 과거로 만든다
다시 만난 시간도 곧 과거가 되어버리지만
미래의 시간은 끊임없이 현재로 다가온다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시간 소중한 시간을
아무 대책 없이 눈앞에서 흘려보내고 만다
잡을 수 없는 안타까움은 말로 할 수가 없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시간은 자꾸 과거가 되어간다
그 수많은 과거들은
누구의 누구였다가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었다가
그냥 과거가 된다
그냥이라는 가면을 쓴 과거 때문에
잊고 싶은 것은 잊히지 않고
기억해야 할 것은 기억되지 않는다
과거를 견디지 못하는 사람들은
앞이 보이지 않는 어둠속을 헤매지만
과거를 만든 사람들은
기억하면 안 되는 일들
혼자만의 숲
그 비밀의 숲에 쏟아 버린다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리고 눈이 내리고
현재는 계속 과거가 되어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