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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있는풍경

복수

by 1004들꽃 2021. 11. 5.

복수

 

참 어리석게도

정당성을 확보할 수 없는

복수를 결심한다는 사실이

사람을 비참하게 만든다

낙엽이 떨어진다고 해서

나무에게 복수를 할 순 없다

나무에서 떨어진 나뭇잎 때문에

애먼 사람 잡는 일이

비상식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요즘이다

시원한 그늘과 바람을 줄 때는

그렇게 고마울 수 없는데

나뭇잎이 떨어지는 계절마다

원수가 되어 싸운다

나도 참 어리석은 복수를 결심한 적이 있는데

아이들이 결혼을 하면

그들의 집에 비스킷을 들고 찾아가

방바닥에 잔뜩 흘려 놓고

집으로 돌아오는 것이었다

더 황당한 복수가 돌아오리란 것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한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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