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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있는풍경

출상

by 1004들꽃 2012. 12. 11.

출상

 


벌어진 입 속으로
검은 동굴이 열린다
그 깊고 깊은 굴 속으로
지나온 세월이 들어간다
돌아오지 못할 곳으로
가는 길이 어둡다
분홍빛 자수를 놓던 손
새벽길을 열던 발자국
모두
깜깜한 동굴 속으로 간다
동굴 속에는 소리도 없고
색깔도 없다
긴 울음소리도 삼켜버리고
그저 검어지는 것이다
나이도 먹지 말고
늙지도 아프지도 말고
언제나 그곳에 머물러
언제까지나 그곳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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