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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있는풍경

시인의 땅

by 1004들꽃 2012. 11. 30.

시인의 땅

 


아무것도 먹을 게 없네
메마른 땅 일구어
씨앗을 뿌려도 거둘 것 없네
시인의 땅이라 불리는 황무지
붉은 피로 얼룩진 손
핏발 선 눈, 타버린 가슴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시켜서
땅을 파고 또 파네
비라도 내렸으면
차라리 눈이라도 내렸으면
배가 고파서 흙을 파 먹고
곪아 터진 상처에 흙을 바르네
메마른 땅 한 귀퉁이에
상처에서 흘러내린 고름을 빨며
생을 견디고 있는 잡초야
네가 진정 아름답구나
시인의 땅에서 너만 아름답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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