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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흔적

천왕봉(2012.10.21)

by 1004들꽃 2012. 10. 21.

천왕봉 생각을 하니 안달이 나서 할 수 없이 천왕봉으로 향한다. 갈 수 있을지 의심이 가지만 일단 나서보는 것이다.

 마을 어귀에서 감이 탐스럽게 익어간다

 주차장은 이미 만원이고 길가에 차들로 가득찼다.

 단풍, 서쪽 지역에서 보지 못했던 단풍을 구경할 수 있다

 하늘에 수를 놓은 듯 황홀하다.

 빨강색만 단풍이 아니라 노랗게 물든 단풍도 있다.

 산장에는 사람들로 붐비고. 발 디딜 틈이 없다. 그냥 스쳐 지나간다.

 위로 올라 갈수록 단풍은 시들어간다.

 멀리 마을의 모습이 보이고 나무들은 잎을 떨치며 쓸쓸해 있다

 긴급 구조 상황. 할머니 한 분이 걸을 수 없어 구조요청을 했단다. 개선문 앞에서 움직일 수 없어 구조요청을 했다. 천왕봉 600M를 앞두고.

 천왕봉을 오를 수 있을 때 올라야 할 것 같다. 몸이 따라주지 않는다면 다시 찾을 수 없겠지. 앞으로 몇 번이나 더 천왕봉을 찾을 수 있을까.

 구조헬기는 멋있어 보였다. 이런 장면을 도대체 언제 또 볼 수 있을까.

 드디어 멀리 천왕봉이 보인다. 

 구름 같이 몰려드는 사람들. 

 사람들을 보며 나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통천문을 지나간다.

 제석봉의 불에 탄 나무와 이제 새로 크고 있는 나무.

 

 얼마나 많은 시간이 지나야 옛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지?

 유암폭포 위에 앉아 세족식을 하니 온 몸이 얼어 붙는다. 발은 시원한데 피로에 절은 다리는 제정신이 아니다.   

 해가 진 곳과 해가 지지않은 곳의 대비

 폭포의 물줄기가 가늘다. 오랫동안의 가뭄 탓인가보다.

 내려오는 길에서 단풍은 다시 붉은 손길을 내민다.

 물 위에 떨어진 잎들. 

 다 내려왔다. 중산리 계곡의 단풍과 바위의 어울림. 가장 좋은 장면이다.

 입구에서 전시회가 열렸다. 화가는 한쪽에 서서 말없이 구경하는 사람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무희, 그녀는 누구를 위해 춤을 추는 것일까.

이건 선암사의 무지개다리 승선교가 아닌가?

강행군의 여파로 옴 몸이 쑤신다. 이제 점점 늙어가는 모양이다. 언제 또 천왕봉을 갈 수 있을까. 마음을 내기가 힘든다. 그냥 떠나면 갈 수 있는데 그 마음을 잡기가 힘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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