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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있는풍경

by 1004들꽃 2010. 3. 24.

 


덮어버리면 될 줄 알았다
아무도 모를 줄 알았다
한 번 지은 죄는 용서될 수 없고
아무도 용서할 수 없다
용서는 혓바닥에서만 맴돌고
죄는 영원히 지고 가야하는 것이다
지은 죄를 온전하게
가져갈 수 있는 방법은
용서할 수 없는 나를 용서하는 것이다
아무도 용서해줄 수 없는 나를
내가 용서해 놓고
무거운 어깨를 짊어지고
걸어가야 하는 것이다
죄가 무거울수록 오래 살아야 하고
어깨는 점점 굽어야 한다
어깨가 무거운 사람들이
고개 숙이고 걸어간다
어깨가 굽은 사람들이
힘겹게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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