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행
잠을 자다가 문득 인기척을 느낀다
일어나 보면 아무도 없다
방금전까지 누군가 있었던 흔적
꼭 뒤척이는 듯한 소리가 들렸는데
착각은 아닌 것 같은데
아! 젠장
꿈도 아닌 꿈을 꾸고 있었다
오른팔은 저절로 허공을 더듬는데
그녀의 빈자리가 서럽다
텔레비전 소리에 잠을 깨던 시간
저절로 눈이 뜨이고
아무도 없는 방을 두리번거리다
괜히 화장실에 들렀다 물을 마신다
이대로 잠이 들지 않을 것 같은데
문득 눈을 뜬 순간
훌쩍 두 시간이 흘러가 있고
그녀의 빈자리가 더욱 선명해진다
하릴없이 또 물 한 잔 마시고
까무룩 잠이 들었는데
머리 위에서 훤히 동이 터 온다
혼자 일어나고
혼자 씻고
혼자 밥을 먹는다
언젠가 경험했던 이 익숙함
혼자도 익숙해지면
매일 혼자였던 것처럼 혼자일 수 있다
여행을 떠난 사람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그리워도 눈물 흘리지 않고
하염없이 기다리는 일이다
시가있는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