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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있는풍경

인생의 향기

by 1004들꽃 2021. 5. 18.

인생의 향기

 

내 몸에서 나는 향기
세상에 찌든 향기
네 몸에서 나는 향기
봄바람에 묻어오는 꽃향기

 

나는 내 몸냄새에 찌들어
내 몸냄새를 맡지 못한다
너에게서 향기가 나서
나에게도 향기가 날 것이라 생각했는데
고집불통인 나에게
아무도 다가오지 않는걸 보니
나에게 향기는 나지 않는 것 같다
전화하면 전화를 받지 않거나
겨우 전화를 받아
껄끄러운 목소리로
멀리 있어 약속을 정할 수
없다는 대답이 돌아올 때
내 인생도 헛살았다는 결론에 도달하고 말았다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다가
가슴에 쓰인
헌혈은 사랑입니다
라는 글자를 읽고
사랑 한 번 해보지 못한 내가
사랑 한 번 할 수 있을까 싶어
헌혈을 시작했다

 

피에도 향기가 있었으면 좋겠다
봄에는 꽃향기가 나고
여름에는 장맛비처럼 아련한 추억의 향기가
가을에는 떠나간 사람의 뒷모습처럼 아련한
겨울에는 눈 내리는 풍경처럼
아득한 기다림의 향기가 피어났으면 좋겠다

 

계절마다 바뀌는 향기가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를 때
사람마다 다른 하늘같은 향기가 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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