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여행

여행을 하는 이유는
잠시 나를 버리기 위함이다
세속에 들러붙어 있는 시간을 떠나
내가 없는 세상에 있고 싶음이다
몇날며칠을 떠돌아다닐 수도 있지만
그냥 잠시 떠났다 집으로 돌아오는 것이
다음 여행을 기약하기 좋다
언제든 떠나고 싶을 때 떠나고
돌아오고 싶을 때 돌아오는 것이다
집이라는 말은
떠나오는 곳이 아니라
돌아가는 곳이라고 말하고 싶다
돌아갈 곳이 없는 사람을 생각해 보라
얼마나 참담하겠으며
처량하고 아득해지겠는가
여행을 하면서도 안심할 수 있는 것은
언제든 돌아갈 수 있는 집이 있기 때문이다
여행은 무엇을 얻기보다
아무 생각 없는 나를 가져보는 시간이 된다
생각 없는 시간은 휴식이 되고
휴식은 선물이 된다
여행은 선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