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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의령 자굴산 둘레길 활용 방안

by 1004들꽃 2013. 9. 15.

의령 자굴산 둘레길 활용 방안

 

의령군 칠곡면과 가례면 그리고 인근 합천군까지 이어지는 자굴산은 주말 레저활동이 활성화되고 있는 요즘 어디에 내 놓아도 손색이 없는 훌륭한 관광자원으로 인근의 지리산과 함께 경남에서 많이 알려진 곳이다. 의령 자굴산 둘레길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자굴산 둘레길은 수평환원형 등산로로 다른 지역보다 접근이 쉬운 편이다. 또한 기존 등산로와 연계하여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방법으로 둘레길을 걸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걷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약 세 시간 정도로 부담없이 걸을 수 있다. 해발650m에 침활엽수림대 경계선상에 비목, 노각나무, 사람주나무 등 다양한 임상을 관찰할 수 있고, 형제바위, 절터샘, 신선대, 장군바위 등 주요거점을 통과하며 사계절 변화되는 경관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진정 관광레저의 장소로 거듭나기에는 아직 관광에 대한 수요가 크지 않은 게 현실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관광객들, 그리고 등산객들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인가. 자연 자원을 이용한 국내 타 관광지들과 차별화되는 독보적인 대책이 없으며 새로운 자연관광자원으로 거듭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며 새로운 수요창출을 위해서는 독창적인 아이템의 개발이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의령의 자굴산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자굴산 둘레길이 바로 그 해결점이라 할 수 있겠다.

 

제주도 올레길 열풍에서 비롯되어 둘레길 컨텐츠 개발은 하나의 트랜드로 전국 각지에서 성행 중이다. 그러나 자연 경관을 즐기며 걷는다는 트레킹의 기본 개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코스별 안내나 안내 이정표와 각 지자체 홈페이지 등에 소개하는 정도의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의령지역의 고유한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는 전혀 새로운 형태의 이색 둘레길을 만들게 된다면 관광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게 될 것이고 의령지역으로 관광객을 유입시키는 것은 물론 의령의 이미지 쇄신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

 

 

자굴산 둘레길 조성 현황

 

의령군은 자굴산 권역을 기능별로 숲가꾸기를 실시하여 산림자원조성뿐만 아니라 산림휴양 등 산림이 갖고 있는 모든 기능을 극대화하고 지속가능한 산림경영 체계에 의한 산림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등 선진 모델림 조성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자굴산 둘레길은 지난 2010년도에 1차적으로 3.80조성을 완료했고, 최근들어 둠베기 먼당에서 달분재간 등산로 2.03를 신설하는 등 총 연장 7.3의 둘레길을 완성했다.

둘레길에 설치되어 있는 주요 편의시설로는 길을 걷는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여 야면석쌓기, 자연돌계단 정비, 방부목 계단 설치, 목재데크 설치, 안내판 설치, 전망대 설치 등 자연친화적인 시설물을 설치했다. 편의시설은 총 34종에 이른다.

 

 

테마가 있는 둘레길 만들기

 

이러한 바탕 위에서 전체적인 테마가 있는 길을 만들어 나간다면 어느 지역에 못지않게 아름다운 길로 거듭나지 않을 까 생각된다.

 

밤에 걷는 둘레길

 

아름다운 숲과 벌레 울음소리를 들으며 걷는 길은 낮에 다니는 것과 대조적으로 누구든 마음속에 설렘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연인과 함께, 동호회와 함께 걷는 길은 영원한 추억의 명소로서 마음속에 자리하게 될 것이다.

밤이 되면 시계가 제한되어 기본적으로 먼 산이나 산 아래 펼쳐진 마을의 형상을 보는 것이 아니라 낮에는 예사로 보았던 나무들의 냄새와 나무들이 전하는 소리를 마음으로 전해 들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너무 캄캄한 밤에는 시야를 확보하기 어려워 걷기를 꺼려할 수 있는 단점이 있는데 그 해결책은 바로 조명이다. 전 구간에 조명을 설치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나 둘레길 구간 중 시작에서부터 처음 만나는 정자가 있는 곳까지 색깔이 다른 조명을 은은하게 펼쳐 놓았을 때 밤길을 걷는 이들에게 충분한 황홀경을 안겨줄 수 있을 것이다.

 

맨발로 걷는 둘레길

 

주중의 피로를 풀고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하여 산이나 바다, 그리고 관광 휴양지 등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구두나 운동화 등산화 등에 갇혀 있던 발에게 자유를 주는 일은 본인 스스로에게 자유를 주는 것과 같은 효과다. 전라남도 강천산을 가보면 마사를 깔아 맨발로 걷는 길이 있다. 또 경주 석굴암까지 가는 길도 맨발로 갈 수 있는 길이다. 맨발로 길을 걷다보면 발바닥이 상쾌해진다. 발바닥에는 사람의 오장육부와 연결된 지압점이 있다고 하지 않는가. 맨발로 걷다보면 자연스럽게 지압이 될 것이고 갇혀 있었다는 생각으로부터 해방되는 시간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자유를 느낌으로서 스트레스는 자연스럽게 날려 보낼 수 있는 것이다.

 

 

꽃과 함께 걷는 둘레길

 

사람들의 마음을 일시적으로 풀어줄 수 있는 것을 손에 꼽으라며 당연히 활짝 피어 있거나, 군락을 이룬 야생화를 보았을 때일 것이다. 요즈음 산에 가 보면 산길을 걷는 사람들도 많지만 카메라를 가지고 무언가 열심히 찍어대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산길과 산의 정상 부근에 핀 야생화를 찍는 모습이다. 디지털 카메라 보급이 늘어나면서 필름 현상에 대한 부담없이 컴퓨터만 있으면 찍었던 사진을 즉시 볼 수 있고 프린트를 통해서 출력해 볼 수도 있다.

꽃과 함께 길을 걷는 마음은 행복 그 자체다. 아름다운 꽃들은 발걸음을 가볍게 해 줄 뿐만 아니라 다시 찾고 싶은 곳으로 마음 속에 입력되기도 한다.

 

 

이야기와 함께 걷는 둘레길

 

산길을 걷는 사람들에게 잠시 쉬어 가면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준다면 금상첨화가 아닐까 생각된다.

의령의 자굴산은 정상까지 걸을 수 있는 등산로만 개발되어 있었을 때 볼 수 없었던 모습이 둘레길을 만들면서 새로운 모습으로 드러나게 되었다. 그 중 나무나 바위 등 색깔 없는 물체에 이야기로서 색깔을 입힌다면 산길을 걷는 사람들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을 가져다 줄 것이다.

자굴산 둘레길을 걷다보면 무너져 내린 듯 기하학적으로 생긴 돌들이 개울을 이루어 흘러내리는 듯 보이는 곳 너드렁. 너드렁을 가로질러 길이 나 있는데 돌길에서 고개를 들어 산을 올려다보면 바위 세 개가 솟아 있는 풍경을 볼 수 있다. 얼마간 거리를 두고 나란히 솟아 있는 바위를 보니 바위에 대한 전설을 만들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게 된다. 그 생각들을 구체화하여 안내판을 만들어 사람들에게 알려준다면 또 하나의 테마가 되기에 충분하다.

 

 

여기에 이야기 하나를 만들어 소개해 본다.

 

아주 오랜 옛날, 자굴산 아랫마을에는 두 형제가 사이좋게 지내고 있었다. 마을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이웃마을에 아주 어여쁜 처녀가 살고 있었는데 두 형제가 모두 이 처녀를 마음에 두고 있었다. 처녀 또한 두 형제를 한 치의 기울음 없이 좋아했다. 일부일처제를 법으로 정한 시절이라 처녀는 두 형제를, 두 형제는 한 처녀를 동시에 얻을 수는 없었다.

 

형은 장사를 위해 먼 곳으로 한 달씩 다녀와 한 달을 쉬고 다시 한 달 동안 장사를 나가곤 했고, 동생은 농사를 짓기 때문에 항상 집에 머물렀다. 궁리를 하던 끝에 두 형제는 아무도 모르게 이 처녀와 합동결혼식을 올린다. 형이 장사를 하러 나가면 동생이 이 처녀와 함께 살고, 형이 돌아오면 형은 이 처녀와 함께 살았다. 장사를 떠나면 돌봐 줄 사람이 있어서 든든하고 동생과 함께 농사일을 거들어 주니 좋고 일거양득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런데 이런 생활이 영원히 숨겨질 수는 없었다. 이를 알아차린 세 사람은 아무도 몰래 자굴산으로 들어가 산나물과 약초를 캐며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마을사람들은 도망간 세 사람을 찾아 자굴산으로 들이닥친다. 인륜을 저버린 죄를 물어 세 사람을 덕석에 말아 때려죽이고 만다. 그러자 하늘도 노하고 산도 노했는지 천둥이 치고 폭풍우가 몰아쳐 산으로 들어 온 마을 사람들을 모두 쓸어내려가 돌무더기에 처박아 버렸다. 살아있는 사람이 하나도 남아있지 않을 때까지 폭풍우가 치던 중 바위 세 개가 솟아오르니 바로 두 형제와 여인이 바위로 환생하여 지금까지도 오순도순 사랑을 나누고 있다는 이야기. 제일 오른쪽이 처녀 바위고, 옆의 바위 두 개가 형제 바위다. 왼쪽이 형이고 가운데가 동생이다.

 

 

이야기를 읽어보고 판단은 스스로의 몫이다. 산에 와서 길만 걷다가 가는 것보다. 이야기 한 편 듣고 가는 것도 좋은 일이라 생각한다. 특이한 지형지물이 있을 경우 쉼터를 만들어 이야기를 한보따리씩 풀어 놓는다면 보다 알찬 산행길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 외에도 자굴산, 금지샘, 쇠목재, 호불에미 너드렁, 신선덤과 호랑이, 명경대, 부부(사랑)바위, 자굴산 기우제터, 벼룩콧등, 써레봉 등 다양한 이야기 거리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시와 함께 걷는 둘레길

 

사람들은 경험을 만들고, 또 그 경험을 통해서 글의 소재를 찾기 위하여 산을 찾는다. 산에서 시를 만난다면 마음의 풍요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산에서 읽는 시는 유명한 작가가 쓴 시가 아니어도 좋다. 시를 구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지역마다 그 지역을 대표하는 문인협회가 있다. 의령에는 의령문인협회가 있다. 산길에 시화를 전시할 계획이라고 하면 선뜻 시를 내 놓을 것이다. 다른 지역도 아닌 시인들이 생활하는 고장에 전시할 시를 부탁하는데 들어주지 않을 시인은 없을 것이다.

 

산이기 때문에 바람과 비와 같은 환경이 평지보다 열악할 것이고, 그에 따른 모든 여건을 고려하여 튼튼하게 설치해야 할 것이다.

 

밤에 걷는 둘레길, 맨발로 걷는 둘레길, 꽃과 함께 걷는 둘레길, 이야기와 함께 걷는 둘레길, 시와 함께 걷는 둘레길 등 다양한 이야기들로 이루어진 길을 만들 수 있다. 자굴산에는 바위, 골짜기, 수목 등과 관련된 다양한 전설이나 신화가 만들어질 수 있다. 특히 밤에 걷는 둘레길과 관련하여 조명을 위한 비용 등이 과다하게 소요될 수 있으므로 주말만 운영한다든지 구간을 짧게 설정한다든지 다양한 방법을 검토해서 시행해야 할 것이다. 처음부터 과다하게 설정하여 역효과를 내는 일을 경계해야할 것이다. 예산을 많이 사용하는 것도 좋지만 자연을 훼손하여 사람에게만 편리하게 길을 만들게 되면 그 화는 반드시 사람에게 돌아오게 마련이다. 그리고 안전관리를 위해서 둘레길 구간별로 긴급구조 위치를 확보하여 등산객의 안전관리 또한 도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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