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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있는풍경

우물

by 1004들꽃 2016. 4. 5.


우물


두레박으로 끌어 올린다
식구들의 숨을 끌어 올린다
한순간도 쉬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
끈끈한 숨을 끌어 올린다
정수리가 내려앉도록
이고 날랐던 물동이
흘러내리는 것이
물인지 눈물인지
손등으로 훔쳐가면서
수없이 오고갔던 길
오늘도 눈을 비비며
새벽길을 연다
두레박을 던져서
우물을 흔들어 깨우고
식구들의 숨을 깨운다
매일 두레박을 던진다
눈물을 길어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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