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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있는풍경

연필 1

by 1004들꽃 2014. 4. 17.

연필 1

 


누군가의 눈물을 기록하고
누군가의 사랑을 기록하기 위하여
살을 도려내며 길을 떠난다
먼 길은 멀어서 아득하고
보이지 않는 길은 찾을 수 없어 안타깝다
지나온 길들이 희미해져 가는 날에도
여전히 가야할 길은 기다리고 있는데
지친 몸을 다독이는 일도
살을 도려내는 일이라
도려낸 만큼 남아있는 생도 줄어든다
버려질 것이 두려워서
시간의 더께를 쓰고 갈 수는 없어
도려내고 도려낸다
생을 다하기까지
누군가의 위로가 될 수 있었다면
그 순간들이 행복하였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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