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84
내가 당신을 얼마나 좋아하고 있는지
당신은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안개 속에서도
나는 당신을 느낄 수 있습니다
밤새도록 내리는 빗소리에서도
당신 목소리 들을 수 있습니다
당신을 생각하는 시간은
혼자일 때에 더욱 깊어집니다
글자 한자한자 당신 얼굴 그려 놓고
글의 행간을 넘나들며 당신을 찾아냅니다
당신과 머리를 맞대고 앉아
숨겨진 얼굴들을 찾아냅니다
찌푸린 얼굴 화난 얼굴 슬픈 표정들을
찾아냅니다
당신이 조금만 마음을 열어주었다면
쉽게 다가갈 수도 있었다고
당신 탓을 합니다
어쩌면 내가 마음을 닫아놓고
다가가려 하지 않았나 반성합니다
내 시를 투명하게 보아 준다면
내 시에 환한 불이 켜집니다
당신께 다가가는
발자국 소리를 듣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