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66
좋아서 동행이 되었는지
살다보니 좋아하게 되었는지
잘 모르겠다
누가 먼저냐의 문제는 아닌데
오랜 세월 흐르는 동안
바라보는 내 눈만 애틋해진다
곁에 있어도 별 할 말은 없는데
없으면 허전하고
자꾸 돌아다 보이는 것이
꼭 집어서 뭐라고 할 수는 없지만
없어서는 안 될 것 같은 기분
함께했던 시간들을
마음 깊이 새기기 위해서
같이 걸었던 길을 걸으며
남겨진 흔적을 찾아 나선다
노랗게 물든 은행잎을 보기 위해
일 년을 기다리고
눈물 젖은 꽃잎을 보기 위해
또 일 년을 기다려야 했다
차곡차곡 쌓여가는 당신 향기
아직도 손에 잡히지 않지만
잘 모르는 그 속에 내가 흩어져 있다
흩어져 있는 내 옆에 네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