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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센트럴파크 / 기욤 뮈소

by 1004들꽃 2015. 2. 17.

 

센트럴파크 / 기욤 뮈소


 

 

기욤 뮈소의 소설은 언제나 블록버스트 영화 한 편을 본 듯한 기분이 들게 한다.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다. 마지막 장면은 항상 로맨스로 다가오지만 그 과정은 예전의 소설과 조금 다르다.


두 남녀가 수갑을 채워져 있는 상태에서 센트럴파크에서 깨어난다. 둘 다 이유를 모른다. 여자는 지난 밤 친구들과 술을 마신 것 까지는 기억하는데 그 이후 기억은 끊겨있다. 남자도 마찬가지다. 프랑스에 있어야 할 강력계 팀장인 여자 경찰 알리스가 뉴욕의 한복판에서 낯선 남자와 수갑에 채워진 채 깨어난 것이다.


수갑이 채워진 채 둘은 기억의 실마리를 풀어 나가며 진실에 다가간다. 알리스는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는 환자로 어느 한 시점에서 기억은 고착되어 있다. 매일 아침 깨어나면 지난 밤 친구들과 술을 과하게 마시고 정신을 잃었다는 것만 기억한다. 가브리엘은 정신과 의사로 병원을 탈출한 알리스를 데려오라는 부탁을 받고 알리스를 찾아 나섰고 센트럴파크 공원에 잠들어 있는 알리스를 발견한다. 그녀의 얼굴을 보는 순간 이 여자를 위하여 살아갈 수 있다면 후회하지 않을 생을 엮어나갈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가브리엘은 그녀에게 자신을 재즈피아니스트라고 소개하면서 그녀를 병원으로 무사히 데려가기 위한 작전을 수행한다.


알리스는 강력계 팀장으로 일하던 시절 혼자서 연쇄 살인범을 쫓다가 범인의 칼에 찔린다. 그것도 뱃속의 아이가 있는 부분을 공격당한다. 그 소식을 듣고 현장으로 가던 남편은 교통사고로 사망한다. 알리스는 순식간에 아이와 남편을 잃게 된다. 알리스의 아버지는 딸을 보호하기 위해 연쇄살인범을 죽여버린다. 휴직을 한 알리스는 병원에 입원해 있으면서도 아직 현직에 있는 것으로 착각을 하고 마침내 병원을 탈출해버린다.


기억이 뒤죽박죽이 된 알리스는 병원으로 데려가기 위한 작전을 수행하고 있는 가브리엘을 연쇄살인범으로 오해하고 그를 죽이려 한다. 격렬한 격투 끝에 가브리엘은 겨우 그녀의 목에 마취주사를 찔러 넣는다. 다시 병원으로 돌아간 알리스는 안정을 취하고 기억의 많은 부분을 회복하지만 그녀의 곁에는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다는 것을 인식하고 자살을 선택한다. 그녀를 처음 본 순간부터 사랑에 빠진 가브리엘은 앞으로의 생을 그녀와 함께 하고 싶다는 제안을 한다.


어쩌면 연쇄 살인마를 쫓는 과정에서 가브리엘과의 관계가 보다 가까워졌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다. 하지만 둘의 관계는 좀처럼 가까워지지 않는다. 둘의 관계는 마지막 부분에서 다만 여운으로 남겨 놓는다. 어쨌든 책을 읽어가는 과정에서 그 둘과 함께 스릴 넘치면서도 재미있는 여행을 한 기분이다. 뉴욕의 지명이나 거리의 모습을 충분히 알고 책을 읽는다면 보다 흥미로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