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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있는풍경

세월 21

by 1004들꽃 2018. 12. 6.


세월 21


하루의 기억은 온데간데없고
아침에 일어나면
새로운 세상을 만나는 듯
어리둥절하다
똑같은 일상을 살아가면서
익숙해져버린 시간은 기억하기 싫어서
매일 아침, 잠에서 깨어나면
허무하게도 지워지고 만다
지난날 충격이었던 날과
혼란스러웠던 기억은
아직도 한 쪽 귀를 긁고 있는데
빠르게 지나가는 하루
모든 시간이 무의미하다
기억하지 않아도 될 일을 기억하면서
기억해야 할 일을 뒷전으로 밀어버리고
쓸데없는 일에 집착하며
세월만 한탄하고 있다
지우개가 있다면
지난날을 다 지워버리고 싶다
다시 돌아가서
살아온 날을 다시 살아오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부터
너와 나의 이야기를 써 나가고 싶다
매일 아침, 잠에서 깨어나면
새로운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는
같은 곳을 바라보며 걸어가는
너와 나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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