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 10
차곡차곡 쌓인 세월을 지고
발길 닿는대로 걷는다
다가오는 풍경과
스쳐가는 풍경이 하나가 되고
한가롭게 떠도는 구름은
나그네의 발길을 잡는다
매일 보는 풍경이
볼수록 낯설어지는데
분별할 수 없는 세월은
무작정 달려들어
이제 통제할 수 없다
매일 새로운 풍경 앞에서
새로운 날은 시작되는데
등에 진 세월은 도대체
무엇이길래 이토록 무거운가
어깨가 굽은 만큼
깊어진 발자국
던져야겠다
모든 것을 버려야겠다
지나온 날 위에 찍힌 발자국이
낙엽처럼 흩어지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