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간다는 것은
나뭇잎이 흘린 초록향기가
바람에 실려 오면
나그네는 계절의 유혹에 빠진다
가늘게 눈뜨고
푸른 하늘에 그려진 어린 시절을 본다
어느새 짙어진 남산의 초목 아래서
성급한 아이들은 벌써
냇물 속에서 촐랑거리고
세월 따라 사람들이 바뀌어 가지만
밤과 낮이 교대로 다가오는 것처럼
반복되는 사람들의 일상
지나온 날들을
아이들에게서 발견하고는
그랬었구나하고
고개를 끄덕이는 것
그래도 그것이 자꾸만 새롭게 보이는 것
살아가는 것이 그런 것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