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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향기

잡초의 삶

by 1004들꽃 2013. 7. 5.

잡초의 삶

 

 

창가에 둔 화분 하나

조그만 싹을 틔운다

흙 속에 스며든 습기를 머금고

파릇파릇 싹을 틔운다

꽃이 피고 화려한 향기 퍼뜨리면

벌 나비 떼 춤을 추고

펄럭이는 날갯짓 따라 꽃향기도 춤을 춘다

 

담장 밑에

꽃을 피우지 못하는 잡초 한 송이

아무도 찾지 않지만 쓸쓸하지 않았다

아침이면 고운 아침이슬 만나고

한낮이면 따스한 햇살을 만날 수 있었고

저녁이면 담장을 타고 흐르는 별빛이

귓가에 속삭여 주니 외롭지도 않았다

 

해가 뜨면 달도 별도 모두 가버리고

벌 나비 떼 온통 꽃향기에 취해 비틀거리는 동안

달과 별과의 만남을 준비하는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으니

잡초는 행복할 수 있었다

가끔 졸기도 하면서

어쩌면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준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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