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는 소리 3
한번도 따라가 보지 못했던 곳
그곳으로 떠나가는 새들
겨울새들이 떠난 곳에
겨울은 힘없이 무너지고 있었다
한번이라도 겨울새들이
떠나가는 곳에 가보려 했던가
떠난 곳과 떠나가는 곳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끈이 있어서
그들은 기어이 돌아오고야 만다
새들이 돌아오면서
강물은 다시 살아나고
물고기들도 잠에서 깨어난다
화려했던 꽃들이 지고
나뭇잎도 붉게 지고 나면
모든 앙상한 것들이 잠에서 깨어난다
거추장스러운 것들 다 버리고
모두 헐벗은 채로 이야기할 수 있는
새들이 살아가는 세상
빨간 혓바닥이 자라나는 계절이 오면
겨울새들은 떠날 채비를 한다
겨울새들이 떠나가는 소리
봄이 오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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