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는 소리 2
발소리도 들리지 않았는데
그렇다고 부르지도 않았는데
기척도 없이 다가왔다
계절이 바뀌면 다시
뭔가를 시작해야 한다는 두려움 때문에
그 누구도 만날 수 없었다
술잔을 마주하고 벽에 기대 앉아
햇살이 지나가며 남긴 흔적을
우두커니 바라보고 있었다
빗살무늬로 흘러내리는 흔적은
새벽까지 계속되고
아침은 영원히 올 것 같지 않았다
방문을 열고 나가
마당까지 찾아온 계절 앞에 서서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떠나야 하는 운명이라면
물을 것도 없이 떠나야 하겠지
오랜 시간 미루었던 일들을 찾아
길을 나선다
이유도 없이 의미도 없이
다만 길을 나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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