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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있는풍경

정월 대보름

by 1004들꽃 2013. 2. 17.

정월 대보름

 

 

새해가 시작되면서

가장 크게 떠오른 달을 보면서

달나라로 가서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묵은 일들도 찾아올 일들도

모두 불에 태워 달에게 바치는 날

인생이 서러웠던 어머니를 부여안고

보름달이 다 녹아내릴 때까지 울고 싶었다

그저 지나가는 보름달보다

정월 대보름은 왜 슬픈지 알 수 없어서

지나가는 보름달에게 물어도 대답하지 않았다

인생은 그저 슬픈 것이라서

열두 번 보름달을 안아주는 것이라고

인생을 모르는 나에게

보름달이 말해 주었다

누구나 자기만의 보름달이 있다고

섣달 그믐날 눈 하얗게 뜨고

보름달 익는 소리를 들으며 살아가는 것이다

보름달이 뜨는 날

평생 소원했던 일들 부여잡고

밤이 새도록 울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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