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하는 일
미움이 하늘 끝까지 벋었을 때
대숲으로 가서 통곡하라
속이 빈 대나무 아래에서
눈물이 다 마를 때까지 울어라
대숲에서는 언제나
바람이 불고
흘러온 바람이
대숲을 지나 산 너머 갔을 때도
대 속에 있던 바람이 흘러나와
흐르는 눈물을 말려 줄 것이다
마음에 품었던 미움의 씨앗까지
모두 흘리고 나면
대숲의 바람도 잔잔해 질 것이니
미움을 버리는 일이
나를 용서하는 일이라
빈가지에서도 다시 꽃이 피는 것이다